언번들링 ChatGPT

AI가 촉발할 소비자 행동 변화를 연구할 스터디 모집합니다!

언번들링 ChatGPT

안녕하세요, 성킴입니다! 매주 월요일, 테크가 바꾸는 소비자의 행동을 VC의 렌즈로 전합니다. 카멜의 등에 올라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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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인한 소비자 행동변화'를 같이 공부할 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아래 버튼 혹은 이 글의 하단부의 버튼을 눌러주세요!

지난 몇 주간 이 뉴스레터를 어떻게 끌고갈지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컨슈머-테크가 의미하는 바가 상당히 모호하거나 넓다보니, 독자분들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드려야 할지 헷갈리더군요. 또 낭투파를 통해 제 글을 접하신 분이면 아시겠지만 저는 '팬덤 혹은 슈퍼팬'이라 불리는 영역의 슈퍼팬인데, 저야 너무 재밌지만 직접 크리에이터 활동을 하시는 분이 아니면 그렇게 범용적인 주제는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주 마음을 정했습니다. 이 블로그는 당분간 하나의 질문에 올인하여 집중하려 합니다. 바로 'AI 기술로 인해 소비자 행동은 어떻게 변화할까?'라는 엄청나게 크고, 도대체 정답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질문입니다. KPOP 같이 개인적으로 나름 정리된 영역이 아니라 부끄러울 정도로 모르는 분야이기에 조금 겁나기도 하지만 돌진해보려 합니다. 제가 앞으로 이 질문을 풀어가고자 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첫 번째, 많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지만 AI에 대해 '이건 다르다'라는 생각이 너무 자주 듭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명확한데, 기술 발전 그 자체보다는 소비자 행동 변화의 범위와 속도 때문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64년생이시고, 제 늦둥이 동생은 02년생인데 둘 다 이미 ChatGPT를 각자의 맥락에서 쓰고 있거든요. 특히 언어적 경계를 손 쉽게 넘다보니 AI라는 기술이 소비자 행동에 침투하는 범위와 속도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두 번째, 요즘 낭투파의 테크 스택을 담당해주시는 바나나팜 주인장님과 AI 프로덕트를 직접 만들어보고 있는데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저는 테크 지식과 개발 능력은 전무하기에 순수 소비자 관점에서 프로덕트를 기획해보는 수준이지만, 직접 해보면 해볼수록 또 다시 '이건 다르다'라는 생각이 자주 들곤 합니다.

여러 접근을 동시에 해보고 있지만, 하나만 카멜 독자분들께만 미리 스포를 하겠습니다. 저희가 낭투파에 작성한 글과 출연한 팟캐스트 등을 학습한 낭만GPT, '김낭만'을 출시했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낭투파 웹사이트에 열어두었는데, 심심하신 분들은 들어가셔서 낭만이에게 말 걸어보세요 😄 아래 링크를 통해 들어가시면 김낭만 채팅창을 바로 만나실 수 있습니다.

낭만투자파트너스
VC 산업도 혁신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 아래 노란 대화창을 봐주세요!

마지막으로, 이 질문을 풀고 싶은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소비자 행동이 변화하는 지점에 컨슈머 스타트업에게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 변화가 빠르고 클수록 기회의 창은 더 크게 열리죠. (카멜에 올린 James Currier의 글 이후로 '창'이라는 단어에 꽂혔습니다😄) 2020년 VC 커리어를 시작하며 컨슈머 영역에서의 기술로 인한 변화를 추적한 이래로 이렇게 기대감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주변에 하다보면 'Open AI가 다 먹지 않을까?'라는 일순간 무기력해지는 반문을 자주 마주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애플이 우버나 도어대쉬를 만들지 못했고, 마이크로소프트나 넷스케이프가 아마존이나 이베이를 만들지는 못했거든요. (이 이야기는 아래 챕터에서 다시 하겠습니다.)

소비자 행동 변화는 단순히 기술적 우월성이나 합리성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종종 스테레오타입에 가까운 엔지니어 중에서는 '이렇게 좋은 기술을 왜 안쓰는거야!'라는 투정이 들리기도 하지만요.

소비자 행동에는 논리 뿐만 아니라 감정, 경험, 직관 따위의 것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AI 기술발전으로 인한 컨슈머 스타트업의 기회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AI 기술 양상만 파악할 것이 아니라(물론 이것도 엄청 중요하죠),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 등을 통찰력 있게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겠죠.

근데 일단 기회가 있기나 해?

AI 영역에서 컨슈머 테크 스타트업을 위한 기회는 과연 있을까요? 비단 스타트업이 아니어도, Open AI(혹은 xAI, 혹은 Anthropic, 혹은 deepseek ..)가 아닌 누군가를 위한 기회가, 특히 한국에서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No and Yes 입니다. 어떤 부분은 구글과 애플이 그랬던 것 처럼 소위 빅테크가 먹어치울 것 입니다. 하지만 어떤 부분은 구글과 애플이 그러지 못했던 것처럼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자세한 설명은 미국의 Emerging manager인 Rex Woodbury의 입을 빌려보겠습니다. Rex가 지난 주 작성한 아래의 글의 발췌/요약/번역을 중심으로 개인 사견을 담아 전해봅니다.

The ChatGPT Prompts That Can Be $1B+ Companies
The Unbundling of ChatGPT?

언번들링 ChatGPT

2000년대와 2010년대의 거대한 스타트업의 탄생을 정의한 프레임워크 중에는 'Unbundling of Craigslist'와 'Unbundling of eBay'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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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igslist는 1995년 만들어진 '모든 것의 지역 커뮤니티'이고, eBay는 마찬가지로 1995년에 만들어진 '모든 것의 커머스'입니다.

그리고 Craigslist와 eBay의 모든 게시판은 하나씩 거대한 유니콘 기업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언번들링 eBay
언번들링 Craigslist (한국에서는 네이버 카페를 생각해보면 될까요)

거대한 Horizontal early-mover는 차차 Verticalization으로 이어져며 개별적 가치는 스핀오프되었습니다. Verticalization은 더욱, 더더욱 좋은 프로덕트를 의미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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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igslist는 적당히 좋은 숙박 연결을 했겠지만, Airbnb는 꽤 좋은 숙박 연결을 했을 것입니다. 다음 카페에서 발전한 야놀자나, 커뮤티니 사이트에서 발전한 무신사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ChatGPT 역시 언번들링 될 것이고, 이는 '프롬프트의 프로덕트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ChatGPT를 사용하는 맥락은 너무나 다양하지만, 그 다양성으로 인해 다시 규격화되는 모습들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아래는 틱톡에서 바이럴 된 ChatGPT를 사용한 '2025년을 최고의 해로 만들 플랜 짜는 방법'입니다. 틱톡커는 아래 프롬프트를 시작으로 연도 계획 플래닝을 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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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nt to create my goal and vision for 2025. Please guide me through this process by asking me 10 questions one by one, and when I'm done answering the 10th question, please write my dream life story for 2025 what my 2025 affirmation will be and then my top 5 goals broken down by family, money, body and life.
@kateweids

You want 2025 to be the best yet. Before making a vision board or bingo card or writing yourself a letter .. do this! You need to get clear on EXACTLY what you want before we make the vision. You can get your daily schedule and goal tracker from this also. #2025 #visionboard #chatgpt #ai #goalsetting #dreamlife #visualization

♬ original sound - KATE WEIDS

그런데 왜 누군가 저걸 chatGPT에 직접 적고 있어야 하나요? 이 프롬프트가 그대로 하나의 직관적인 앱이 될 수는 없을까요?

과거에는 이러한 앱을 만드는 데에 많은 시간과 전문지식이 필요했지만, Cursor와 같은 툴의 발달은 소프트웨어 제작의 허들을 엄청나게 낮추었습니다. 우리는 엄청나게 많은 앱들을 볼 것이고, 그 중 대부분은 한 명의 유저도 모으지 못할 것입니다. 다만 몇몇은 수백만의 유저를 모을 것입니다.

앱-포칼립스 2.0

컨슈머 앱이 쏟아지던 초창기 어떤 앱들이 있었는지 기억하시나요? 아래 투자 기사는 당시 분위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 중 하나입니다. Yo는 친구에게 "Yo" 를 보낼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그냥 그것뿐입니다.

Yo Raises $1.5M In Funding At A $10M Valuation, Investors Include Betaworks And Pete Cashmore | TechCrunch
Yo, the simple app that just sends a “yo” to your friends, has closed $1.5 million in seed funding with a $10 million valuation and is finally ready to talk about its investors. They include Betaworks, Mashable’s Pete Cashmore, and the founders of China’s Tencent, among others.

당시는 아무 앱이나 쏟아지던 앱-포칼립스 1.0이었고, 당시에는 손전등 앱이 17개씩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앱은 도약에 실패할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앱들은 안정적인 비즈니스로 성장할 것 입니다. 2025년의 기발한 ChatGPT 프롬프트는 2026년에 유명하고, 지속가능하고, 수익성 좋은 앱으로 진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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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한국에 배급되던 2009년, 2010년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된 앱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기억하시나요? 게임들을 제외하면 내비게이션, 카메라 렌즈, 전자사전, 알람앱, 폴더앱 등이었습니다. (2009년 게시물, 2012년 기사)

스티브 잡스가 발표한 아이폰의 첫번째 Value Proposition은 '카메라, MP3, 지도'를 합친 전화기를 만드는 것이었고, 스마트폰 초기 만들어진 앱 서비스들은 대부분 잡스를 따라 이 전화기를 풍성하게 만드는 놈들이었죠. 그리고 이들은 대부분 인터페이스를 독점한 애플을 포함한 빅테크에 의해 대체되었습니다.

컨슈머 스타트업을 위한 진짜 기회는 스마트폰 자체가 아니라, 출시 1~5년 뒤 '스마트폰을 1억명이 사용하고, 3G 네트워크와 함께 초연결성이라는 가치가 생겨 소비자의 생각과 행동이 변화했을 때' 열렸습니다. 초연결성은 극단적으로 다양한 콘텐츠에서 오는 유희, 소셜 네트워크의 재미, 사람이 많이 모여서 생기는 가격적 우위로 인한 합리적 소비 등 넓은 스펙트럼의 소비자향 가치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초연결성을 타고서는 수 많은 유니콘과 100조가 넘는 기업까지도 등장했죠. 기술 발전은 소비자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켰고, 소비자의 변화는 애플이 포착하지 못하는 기회를 만들어냈습니다.

AI로 인한 소비자 행동의 변화를 추적해보고자 합니다

AI는 대체 사람들을 어떻게 바꾸고 어떤 가치를 제공할까요? 단순히 더 많은 챗봇이 등장할 것이라고 여기는 것은 아마 게으른 판단에 가까워보입니다.

컨슈머 영역이 어려운 이유는 답을 모르기 때문이고, 컨슈머 영역이 재밌는 이유는 답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컨슈머 테크에서 혼자서 답을 찾아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아래는 '대체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 사람이 컨슈머 테크 투자를 잘 할까?'라는 질문에 주변인의 대답을 포함하여 정리해 본 리스트입니다.

  • 향후 소비자 행동을 크게 변화시킬 기술 전반에 대한 지식 및 발전 양상에 대한 해박함
  • 기술이 프로덕트에 적용되는 방식, 프로덕트가 사업화 되는 방식,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인터페이스 변화에 대한 지식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기민함
  • 다양한 인간 군상의 심리와 행동에 대한 관심과 애정, 그리고 관찰력
  • 실제 소비자 데이터와 해외 사례 등 선진 사례에 대한 분석력
  • 이 모든 것들을 한 데 버무릴 수 있는 상상력과 창의력, 그리고 통찰력

한 사람이 모두 갖고 있을 수 없는 역량입니다. 저는 저 중에 하나도 없는 것 같네요. 통찰력 하나만 (갖고 있다기 보다는) 추구하고 있습니다 😅

그래서 집단지성을 만들어보려 합니다. AI로 인한 소비자 행동 변화를 함께 연구하고 싶으신 분들을 모시고 있습니다.

  • (변동 가능성이 있지만) 3개월 간 스터디를 진행 예정이며, 3주에 한 번은 오프라인에서 모여 의논하고자 합니다. 컨슈머 영역에 투자하는 벤처투자자인 저와, 직접 AI 제품을 만들고 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바나나팜 주인장을 포함하여 6~8인으로 구성해보고자 합니다. 다양한 백그라운드와 시야를 갖고 계신 분들과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 장소는 강남 부근에서 제공 예정이며, 같이 밥 혹은 간식 먹는 비용만 N빵 준비해주시면 됩니다.
  • AI로 인한 소비자 행동 변화에 대한 벙벙한 이야기부터 실제 실리콘밸리에서 앞서나가는 컨슈머향 AI 서비스들을 직접 써보고 연구해보는 케이스 스터디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커리큘럼을 생각해보고 있지만, 자세한 내용은 같이 이야기하면서 맞춰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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